LG 75인치 나노셀 TV 75NANO80UNA 로컬 변경 후기 (LG TV Locale Mod)

지난 추석 즈음에 LG 75인치 나노셀 TV를 북미에서 직구했습니다.

LG 75인치 NanoCell 4K 스마트TV – 75NANO80UNA

75인치 나노셀 80번대 중급모델에 AirPlay2를 지원하는데 150만원대의 ‘제 기준’ 말도 안되는 가격이었기때문에 고민할 이유를 더는 찾지 못하고 충동구매를 해버렸지요.

엘지 직구TV는 국내향 OTT앱 설치가 안된다는 사전 정보는 있었으나 넷플릭스를 제외한 국내 OTT는 구입당시에 사용하지 않았고 사용할 계획도 없었기때문에 제게는 문제가 될게 없었습니다만, 로컬변경 없이는 IoT, 음성명령 사용이 불가하다는 점은 알지 못했고 이 때문에 75인치 크기 티비의 뒷판을 뜯어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되었습니다.

75NANO80시리즈는 로컬변경 후기를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만 최근 수년간 출시된 엘지티비는 기본적으로 같은 ROM을 가지고 있고 주소값 일부가 다르나 쉽게 추적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확인해 알리에서 롬 리더와 집개를 구입했습니다.

처음에는 호기롭게 티비를 바닥에 눕히지 않고 세워진 상태로 뒷판을 분리해보려고 했습니다만, 실패하고는 와이프의 잔소리를 들어가며 같이 바닥에 매트를 두껍게 깔고 그 위에 티비를 눕혀 뒷판을 제거했고 이 과정에서 뒷판의 날카로운 면에 손을 다쳐 피까지 보는 바람에 더 큰 잔소리를 듣게 되었습니다.  허허허허; (와이프한테 도와달라고 하지 마세요.)

75인치 거구의 TV body에서 탈거한 메인보드

이제 오늘 mod할 대상인 ROM이 위치한 메인보드를 찾아 방열판을 제거해야하는데, 조심스럽게 티비에 연결된 케이블 들을 제거한 후 PCB 뒷면의 방열판 고정 플라스틱 핀을 눌러 방열판을 분리하려는데, 이게 아무리 힘을 가하고 양 옆으로 비틀어도 꼼짝을 하지 않습니다.

항공기급(?) 모터를 자랑하는 JWL 드라이기 온풍으로 상당한 열도 가해봤지만 마찬가지로 소용이 없었습니다.

다시 열심히 구글링을 해보았습니다만 방열판 제거에 대한 팁은 발견할 수가 없더군요.

보드에 밀착된 채 떨어지지 않는 방열판

그러던 중 최근 출시모델을 로컬변경 성공한 어느 선구자의 후기를 보니 롬이 방열판 밖에 위치하는 경우가 있다는 엄청난 사실을 발견하게 됩니다.

이내 분리해놓은 보드를 들어 유심히 살펴보니 ROM으로 추정되는 칩셋이 방열판 밖 이더넷 모듈과 HDMI 모듈 사이이 비좁게 자리잡고 있음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유레카를 외치며 고민할 것 없이 롬 리더의 집개를 들이밀어보았는데 이내 절망하게 됩니다.

이더넷 모듈의 간섭으로 롬 리더 집개를 롬에 제대로 맞닿게 할 방법이 안보이는 것이었습니다.

또 검색을 시작합니다. 어떤 분이 집개 플라스틱을 잘라내 가까스로 성공하셨다는군요.

저는 똥손입니다. 그것도 아주 사내에서 유명한 똥손입니다.

제 직무가 키보드를 두드릴 일 외에 손쓸 일이 없음에 늘 감사하며 일하는 똥손 직장인입니다.

그런 제가 플라스틱을 칼로 깎아내고 연마해야 하다니요.  허허허허

10초 정도 고민하고는 남자가 한 번 티비를 뜯었으면 집개라도 한 번 썰어야겠다고 다짐하고는 공구함에서 커터칼을 꺼내 조심스럽게 플라스틱을 깎아냅니다.

비브랜드 공구함에서 꺼낸 칼인데도 제법 잘 깎입니다.

케이블과 핀을 건드리지 않으면서 조심스래 플라스틱을 깎고 롬에 가져다대보기를 몇차례, 드디어 집개가 ROM 레그에 맞아들어갑니다.

드디어 슬립모드에 들어갔던 랩탑을 깨워 롬 리더 프로그램으로 주소값을 읽어들입니다.

잘 표시됩니다!

75NANO80UNA Firmware의 hex code

로케일값이 저장된 주소와 레코딩 기능 활성화 주소값을 찾아 적절한 값으로 변경하고는 바로 롬에 덮어씌웁니다.

변경사항에 확신이 있었으나 혹시 망했을 경우에 대비해 뒷판을 닫지 않은 채 티비를 세워 리모컨으로 전원을 켜봅니다.

초기화를 하고 재시작을 하니 드디어 한국 로케일로 변경되었음을 확인합니다.

아파트 공청 안테나 케이블도 연결해 채널을 스캔하니 FHD의 깔끔한 화질로 잘 나옵니다. 공중파는 확실히 공청안테나 직접 수신이 3사 셋탑화질보다 좋고 색채의 왜곡이 없습니다.

성공을 확인하고는 뒷판을 닫은 후 다시 한번 와이프의 잔소리를 감수하고 제자리에 돌려놓았습니다.

버벅거린 시간을 포함해 작업은 30분 정도 걸린 것 같습니다. 다시 한다면 물리적 작업을 고려해 10분안에 가능할 것 같습니다..만 다시 할 일이 없기를 바라봅니다.

이상 75NANO80UNA 국내최초(x), 세계최초(o) 로컬변경 후기 끝!

// 이 글은 2022년 2월 17일에 작성된 원본 글로, 웹 사이트 복구로 인해 등록일이 수정되었음